민주당 "정호영, 자녀 특혜 해명은 허위"…인사청문회 집단퇴장

입력
2022.05.03 20:15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민주 "딸과 다른 만점자 고사장 달랐다"
"2017년·2018년 지원서 복붙인데 40점 차"

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의대 특혜 입학 논란에 대해 허위 답변을 했다며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며 "인사청문회를 하는 의미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의대 편입 구술평가 특혜 의혹에 대한 정 후보자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2018년 자기기술서, 2017년 것과 오자까지 동일"

고민정 의원은 정 후보자의 딸이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에 제출한 2017년, 2018년 자기기술서를 보여주며 "2017년 자기기술서와 2018년 자기기술서가 오탈자까지 똑같다.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 지원할 당시) 학점과 영어점수가 같고 자기기술서까지 똑같은데 점수는 40점이나 차이가 났다"며 "동일한 서류로 다른 점수를 받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가 딸의 면접 심사 특혜 의혹에 대해 '딸과 같은 고사실에서 구술평가 시험을 치른 수험생 중 여러 명의 만점자가 나왔다'고 해명한 내용도 허위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후보자 해명과 달리 나머지 만점자들은 다른 고사실에서 나왔다"며 "다른 만점자들을 평가한 심사위원은 정 후보자가 딸을 평가한 위원과 동일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 방(고사실)에서 나온 게 맞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자신의 논문 공저자들이 딸 의대 편입 때 구술평가 심사를 맡아 만점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구술평가는 만점이 나올 수 있고, 다른 만점자도 두 명 더 있다. 딸에게만 만점을 준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딸을 심사한 평가위원이 동일인이고, 같은 위원이 다른 지원자에게도 만점을 준 만큼 특혜가 아니라는 취지다.

"만점자들 딸과 고사장 달랐다" 해명 정정한 정호영

고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평가위원이었던 박태인 경북대 의대 부학장에게 질의하며 "그날 구술시험을 응시한 사람은 99명이고 3고사실은 3개(3-1, 3-2, 3-3)로 나뉘어 있었다"며 "나머지 만점자는 다른 사람들이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결국 고 의원의 계속된 질의에 자신의 해명을 정정했다. 그는 "말씀하신 평가위원은 (딸을 평가한 위원과) 동일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에 대해 "인사청문준비단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걸 알면서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이 나왔다"며 "(정 후보자가) 2017년 딸의 입학 지원 관련 자료 제출을 기피한 게 결과가 두려워서 그런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는 인사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게 없다"며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말이 끝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도중에 집단퇴장했다.


류호 기자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