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 아빠찬스 공방, '좌동훈 우상민' 비판도

입력
2022.05.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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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법보조원, 로펌 체험 등 지적 대상
"검찰은 한동훈, 경찰은 이상민이 맡아"
친일파 후손 대리 의혹엔 "몰랐다" 해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내 파행했다. 이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에 대한 민주당의 항의가 밤까지 이어지면서다.

민주당이 자녀 국적 관련 자료, 사인간 채무 내역, 이 후보자의 딸이 준전세로 사는 강남 아파트에 대한 '꼼수 증여'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어떻게 즉석에서 바로 찾나", "무리한 말씀" "1~2시간 만에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점심·저녁 시간 저도 식사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 표시로 전원 퇴장했고 밤 10시께 추가 질의 순서를 이어가지 못한 채 청문회가 파행됐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자녀에게 인턴 기회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아빠 찬스'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딸의 국회 입법보조원 경력이 아빠찬스가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딸이) 대학에 진학해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문적 호기심으로 스스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딸이 미국 고교 재학 시절인 2009년 이 후보자가 재직하던 법무법인(율촌)에서 2주 체험학습을 했던 점을 지적했다. 한 의원은 "율촌에 고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며 "미국 학교에서 아빠 회사나 지인 회사에 가서 체험활동을 권장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딸이 '아빠 회사 가서 변호사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면 안 되냐'고 해서 '구경하라'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학연에 얽힌 개인적 친분도 비판 대상이 됐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이 "윤 당선인과 사석에서 어떻게 호칭하나"고 질의하자 "사석에서 만난 적은 거의 없지만, 고교 동문회에서 만나면 형님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인 이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4년 후배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좌동훈 우상민이란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후보자에게 일임하고, 경찰은 이 후보자가 맡을 것이라는 얘기다. 양 의원은 "이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관계에 보이지 않는 게(사적관계)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연락 받았고, 4월 초순경으로 기억한다"며 "인사 문제는 인사권자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지명 과정을 자세히 말하기는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변호사 시절 친일 재산 관련 사건에서 친일파 후손 측 대리인에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서 "로펌에서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변호사 이름도 여러명 올린다"며 "그 과정에서 올라간 것이지 소송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1심과 2심에서는 제 이름이 올라간 것조차 몰랐고, 3심에서야 이름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류종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