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삭발과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이들의 요구사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정 후보자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집회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는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강 의원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느냐 묻자 묵묵부답이던 정 후보자는 "정확히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모른다"고 어렵사리 답변했다.
앞서 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돌봄 정책을 마련하라며 지난달 19일에 500여 명이 단체로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또 같은 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는데, 이날 기준으로 꼬박 보름이 됐다.
김민석 복지위 위원장도 정 후보자가 시위의 내용을 모르는 것을 두고 비상식적이라며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답변을 들어보니 시위의 존재 자체는 (정 후보자가) 알았다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면 (시위의 내용을) 알아보려는 마음이 드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비판했다. 의사출신이라고 해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그가 복지 분야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정 후보자 역시 복지 분야 전문성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갖춰야 할 덕목을 갖췄다 자평하냐'는 질의에, 그는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성을 갖는 것이 덕목이라고 본다"면서 "복지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