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탈것, 통신비' 안 오른 게 없다...서민 삶 갈수록 팍팍

입력
2022.05.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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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6.6%·가공식품 가격은 7.2% 올라
생활물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서민 삶 고단

생활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보는 가운데, 서민 삶과 직결된 에너지, 장바구니 등의 생활물가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향후 서민 삶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먹을거리 가격을 나타내는 외식 물가는 지난달 6.6% 오르며 3월과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7.0%)이 마지막이다. 6%대 외식물가 상승률은 2월 이후 세 달째 이어졌다.

외식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39개 품목 중 햄버거(-1.5%)를 제외한 38개 품목이 모두 올랐다. 갈비탕(12.1%)과 생선회(10.9%) 가격은 10% 이상 올랐으며, 배달음식의 대명사인 △자장면(9.1%) △피자(9.1%) △치킨(9.0%)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식비를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3.1% 오르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단체여행비는 지난해보다 20.1% 올랐고, 대리운전 이용료 상승 폭도 13.1%에 달했다. 지난달 사적모임 인원 제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등이 모두 해제되면서 소비에 불이 붙었다.

장바구니 물가에 포함되는 가공식품 가격도 전년 대비 7.2% 올랐다. 특히 요리에 쓰이는 △소금(30.1%) △간장(18.2%) △된장(16.3%) 등 조미료 가격이 대폭 올랐고, 서민 간식인 라면(10.6%)과 빵(9.1%)값도 급등했다. 다소 진정되나 했던 농축수산물 물가도 3월 0.4%에서 4월 1.9%로 상승 폭을 키웠다.

가정 냉난방, 자동차 유지비 등에 큰 영향을 주는 기름값도 지난해보다 34.4% 올랐다.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올해 1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1L당 1,635.22원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2,0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생필품, 통신·교통료 등이 포함된 생활물가지수도 5.7% 오르며 3월(5.0%)보다 확대 폭을 더 키웠다. 생활물가지수 상승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방역조치가 사실상 해제됐고 소비심리도 회복되면서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폭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더 커지고, 최근 둔화됐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