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 유소년팀 선수 극단선택… 유족 “괴롭힘 당했다”

입력
2022.05.03 09:35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글 올려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의 유소년팀(U-18) 선수가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원인 A씨가 쓴 ‘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A씨는 글에서 “제 아들이 지난달 새벽 축구부 숙소 4층에서 떨어져 숨졌다”며 “그날 밤 10시 아빠에게 운동화 사달라는 카톡이 마지막 인사였다”고 적었다.

코치와 동료들의 폭언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그는 “며칠 만에 아들의 카카오 계정을 열어보고 밤새 너무 무섭고, 화가 나고, 미안해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손이 떨리고 맨 정신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코치들의 폭언과 편애, 협박성 말들, 몇몇 친구들의 모욕과 수치심, 괴롭힘은 4개월 간 지속되었나 보다”며 “하지만 아들은 한 번도 엄마 아빠에게 말하지 않고 꾹 참고 축구만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서에는 단 한 번도 웃는 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고 했다”며 “(아들을 괴롭힌)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것이다. 운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꼭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아이들을 지켜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 글에는 이날 오전까지 1만67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재단법인 김포FC는 홈페이지에 “김포FC 유소년 축구(U-18) 소속 B군이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며 “그와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과 우정, 축구를 향한 열정과 밝은 모습을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종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