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방정환이라면 '어린이날' 어떻게 즐기도록 했을까

입력
2022.05.04 04:30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모두가 어린이'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100번째 어린이날 맞아 전시 풍성

"여기서는 그냥 재미있게 놀자. 그러는 동안에, 모르는 동안에 저절로 깨끗하고 착한 마음이 자라가게 하자."

소파 방정환이 국내 최초의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며 적은 말이다. 올해 100번째 어린이날을 맞은 박물관에선 그의 뜻대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어린이 세상'이 펼쳐진다.

경복궁 내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 2층을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으로 꾸몄다. 방정환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와 실제 즐겼던 놀이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동화 '일 없는 돼지', '까치의 옷', '누가 먼저 났나', '시골쥐의 서울 구경'이 테마다. 방정환이 신문과 '어린이' 등에 소개했던 이야기들이다. 여기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직접 손과 발을 쓰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아이들 놀이에 관심이 컸던 방정환이 제작한 게임판 2점도 최초로 공개됐다. '어린이' 잡지 부록이었던 '세계발명말판'과 '금강껨'이다. 1931년 소개된 '세계발명말판'은 발명품과 발명한 사람 이름을 적은 말판으로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나아가 마지막 '라디오' 칸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브루마블과 유사하다. 말 6개를 맞은편 삼각형으로 모두 보내면 이기는 다이아몬드 게임 '금강껨'은 1929년 당시 원본이 그대로 나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은 필수다. 전시는 올해 내내 이어진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모두가 어린이가 되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부모와 자녀가 놀이, 선물, 대화를 매개로 소통하는 체험형 전시 '모두가 어린이' 특별전을 연다. 어린이들의 동작에 따라 사방 벽면에서 새싹, 뭉게구름, 낙엽, 눈 등의 계절 풍경이 바뀌는 반응형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인다. 옛 어린이들의 놀이를 엿볼 수 있는 회화 '백동자도'를 모티프로 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나무둥치를 오르내리고, 통나무 속을 통과하며 목마를 타는 등 다양한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다. 전시는 매일 5회차(회차별 120명)로만 관람이 제한된다. 관람일 기준 2주 전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5일 어린이날 당일에는 광화문광장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어린이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린다. 어린이 얼굴을 그리는 '나만의 어린이증 만들기'와 현대사의 그때 그 시절을 살펴보며 '어른에게 드리는 글'을 완성하는 '방정환을 도와줘!', 포토존에서 주어진 행동을 수행하는 '날 따라 해봐요!' 등 미션이 주어진다. 모두 성공한 어린이에게는 기념품을 준다. 10세 이하 어린이와 가족이 대상이다. 모든 체험은 무료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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