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메밀'이 '일반 메밀'보다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쓴 메밀의 루틴 함량이 일반 메밀보다 40배 이상 높았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팀이 메밀과 쓴 메밀의 당뇨병 예방 효과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 쓴 메밀의 루틴 함량은 일반 메밀보다 44∼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산화 성분의 일종인 루틴은 메밀의 대표적인 웰빙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상승 억제, 고혈압ㆍ동맥경화ㆍ뇌졸중 예방 등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함량도 쓴 메밀이 일반 메밀보다 2.5∼4.8배 높았다.
마늘ㆍ양파의 대표 웰빙 성분인 쿼세틴은 일반 메밀과 쓴 메밀의 전초(식물 전체)에서만 검출됐으며(종실에선 미검출), 쓴 메밀 전초의 쿼세틴 함량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일부러 제2형(성인형) 당뇨병을 일으킨 생쥐에게 일반 메밀과 쓴 메밀의 종실(씨알)과 전초를 제공했다.
여기서도 쓴 메밀 종실을 먹인 생쥐의 당뇨병 개선(내당능) 효과가 일반 메밀 종실을 준 생쥐보다 뛰어났다. 혈당도 더 많이 떨어졌다. 일반 메밀 전초나 쓴 메밀 전초를 먹은 생쥐에서 항당뇨 효과가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HOMA-IR과 인슐린 민감성 지표인 QUICKI를 잰 연구에서도 일반 메밀과 쓴 메밀 종실과 전초를 먹은 모든 생쥐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고, 인슐린 민감성이 증가했다. 이는 메밀이 당뇨병 개선에 효과적이란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루틴 등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든 쓴 메밀 전초가 일반 메밀 전초보다 항당뇨 효능이 더 뛰어났다”고 했다.
메밀은 전 세계적으로 곡식ㆍ싹ㆍ차 등 다양하게 이용되며 일반 메밀과 쓴 메밀이 주로 재배된다. 메밀의 재배 기간은 다른 작물보다 짧은데, 파종부터 수확까지 일반 메밀은 60∼70일, 쓴 메밀은 80∼90일이 걸린다. 메밀은 풍부한 영양 성분과 루틴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이 있다. 일반적으로 종실을 주로 이용하지만, 최근엔 새싹이나 전초 등도 식품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