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국제사회에 탈레반 정권 인정과 투자 촉구 등 메시지를 발표했다.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아쿤드자다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프간 현지 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아쿤드자다는 1일(현지시간) 이슬람 금식성원 라마단 종료를 기념해 남부 칸다하르의 모스크에서 수천 명의 신자가 집결한 가운데 이드 알 피트르 축하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아쿤드자다가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탈레반 세력 본거지인 칸다하르의 이슬람 학교에서의 첫 대중 연설을 포함해 이번이 두 번째다.
아쿤드자다는 이날 연설에서 “승리와 자유, 성공을 축하한다. 안보와 이슬람 체제 구축을 축하한다”고 말문을 열고 전 세계에 탈레반 정부 인정을 요청하는 한편 도하 평화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나라에 어떤 위협도 주지 않을 것이고, 상호 존중하길 원한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아프간에 투자하도록 초청한다. 무역, 금융, 기업, 건설 활동 등에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피란한 아프간인의 복귀도 요청했다. 그는 총사면령을 어기는 이가 있으면 엄벌을 받을 것이라며 해외로 탈출한 아프간인들의 귀국을 촉구하면서 주변국에는 아프간 난민을 적절히 대우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아프간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라고 요구했다.
아쿤드자다는 특히 탈레반 정부가 이슬람 가치에 기반해 언론의 자유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권리 보호에 헌신하고 있다며 정부 군경에게 국민을 존중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더불어 국가 발전의 열쇠가 될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지역에 일반 학교와 이슬람 학교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국민에게 양귀비 재배와 마약 사용을 금지한 법령을 존중하라는 당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