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환율 급등하면 시장안정조치 실시”…이틀 연속 정부 ‘구두개입’

입력
2022.04.29 11:30
"외국인 투자금의 급격한 유출 없을 것" 진단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와 중국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정부가 이틀 연속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28일 원·달러 환율은 7.3원 상승한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환율이 달러당 1,270원대로 올라선 건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과 견고한 대외 신인도, 충격 흡수 능력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이 역전되면서 제기된 경기침체 전망과 관련해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차관은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차의 역전 현상도 해소되며 소폭 확대 추세에 있다”며 “일시적인 역전 현상만으로 경기 침체를 예단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세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금리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의 파급 효과 등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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