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구의 10% 넘는 사람들이 발이 묶이면서 거주자들의 불편은 물론,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자체 집계 결과, 중국 내 24개 도시가 전체 혹은 부분 코로나19 봉쇄에 나서면서 최대 1억6,500만 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체 인구(2020년 기준ㆍ14억200만 명) 10분의 1을 웃도는 규모다. 중국은 2020년 1월부터 이른바 칭링(淸零)으로 불리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8일부터 한 달간 봉쇄가 이어지면서 2,500만 명 거주자의 발이 묶였다. ‘먹고사는 문제’는 물론, 아파도 병원조차 가기 어려우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정부의 과잉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 영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 베이징 상황은 연일 악화하고 있다. 필수 사유가 아니면 거주 단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 관리ㆍ통제 구역은 지난 25일 한 곳(차오양구), 26일 세 곳(퉁저우 2ㆍ펑타이구 1), 27일 두 곳(차오양구)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제 구역 내 246개 건물이 봉쇄되면서 거주자들이 주거 단지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이뎬ㆍ시청구 등의 학교에도 학생들의 등교가 중단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저장성 항저우(인구 1,220만 명) △장쑤성 쑤저우(1,270만 명) △헤이룽장성 하얼빈(950만 명) 등 봉쇄 지역이 중국 동서남북 14개 성(省)에 걸쳐 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강력한 봉쇄 정책은 경제에도 역풍을 몰고 왔다. 중국 내 글로벌 기업 공장과 현지 협력업체 조립 공장들이 줄줄이 멈춰 선 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의 중국 내 협력사인 대만 페가트론 상하이 공장 등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경기 악화 우려에 위안화 가치는 17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2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8% 높은 달러당 6.6177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이 6.6위안대로 올라간 것은 2020년 11월 16일(6.6048위안) 이후 처음이다.
자본이 빠져나가자 시진핑 정권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르크 부트케 주중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 정부가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들은 외국 기업이 다른 곳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