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씨, 멀쩡한 회사 그만두고 왜 전원일기를 찍으러 가요?"
경북 성주군에서 '참외 전도사'라고 불리는 김미애(33·농업)씨가 4년 전 귀농선언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수도권에서 적잖은 연봉을 받던 그는 "현실을 모른다", "몇 년 못 버틸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뒤로 하고 부모님이 먼저 귀농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성주로 돌아왔다.
김씨가 귀농을 결심한 데는 아버지 김화성(56)씨 영향이 컸다. 전직 억대 연봉의 선박 엔지니어였던 김씨는 고된 업무 때문에 두 번이나 병원신세를 진 후 고향 성주로 돌아왔다. 2015년부터 참외농사를 시작했다. 2년간 시행착오를 겪다 3년 째부터 매출을 올리기 시작해 현재 참외 하우스 40동(1동 660여㎡)연간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씨의 딸 미애씨는 온라인 판매로 귀농 5개월만에 4,0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성주 참외는 진작부터 전국 참외생산량의 70%를 차지했지만,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미애씨가 온라인 판매의 물꼬를 튼 첨병 중의 한 명이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모님의 농장에서 생산한 참외를 온라인에 올려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공판장에 보내고 남은 참외를 온라인 직거래 장터에 올리면 분명히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제일 먼저 포털 '온라인스토어'에 사업장을 등록했다. 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는 것이 매력이었다. 게다가 '성주 참외'를 검색하면 이씨의 게시물이 가장 먼저 노출됐다. 전 직장에서 웹프로그램과 쇼핑몰, 사회관계망(SNS)서비스를 관리했던 그에게는 '깎아놓은 참외를 먹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었다.
참외 생산 전 과정을 스토어에 노출시키고 네이버쇼핑몰, 인스타까지 판매 전략을 구축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고 순식간에 주문이 폭주했다. 귀농 첫해에 직장생활 때 받던 연봉인 3,800만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당일 딴 참외를 다음날 받는다면 대형 마트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농가 직판의 경우 비싼 온라인 마켓 수수료도 내지 않고 산지 가격으로 전국 판매가 가능하거든요."
김 씨의 농가 온라인 매출이 치솟자 타 농가에서도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고 그해 말 군청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었다. 성주군은 2021년에 1억6,000만원 매출을 냈다. 현재 성주군 참외 농가 절반 이상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을 만큼 활성화가 되었다.
그는 "단순한 판매 촉진은 일시적 현상이지만 매출 증대 모델이 된다면 성주군 자체가 파급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최고의 품질인 성주참외가 있었기에 아이디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다음 목표는 참외 농사 매뉴얼 책자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아버지의 그간 참외농사 노하우를 담은 자료와 자신의 온라인 판매 관련 매뉴얼을 자료화하고 있다. 3년 후에는 대학 원예과에 재학 중인 동생도 가세해 명실상부한 가족 농가로 거듭날 것 같다.
"성주를 대표하는 귀농가족 성공사례가 되고 싶어요. 농사로도 중소기업 못지않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릴게요!"
한편 성주군에서는 귀농 농업창업과 주택구입지원사업, 귀농인 정착지원,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지원, 라이브 커머스 교육, 스마트 경영능력 교육 등 다양한 귀농 프로그램을 진행해 귀농인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남부내륙철도 성주역 건설, 대구 문양역 과 성주간 경전철 연장, 국도30호선 6차로 확장으로 귀농인구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성주, 어르신이 행복한 성주, 기업하기 좋은 성주 건설에 역점두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