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재허가 제도를 폐지하고 협약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향후 미디어혁신위원회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박성중 간사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새 정부에서는 공영방송의 재허가 제도를 과감히 폐지하겠다"며 "대신 협약제도를 도입해 공영방송이 그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동일하게 재허가 제도로 운영되는 구조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수위는 협약제도를 도입해 '이행 약속→이행실적 평가→성과 평가 및 피드백'의 3단계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공영방송의 공영성 강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경영평가 제도 및 지배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박 간사는 "공영방송은 국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영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평가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미디어혁신위에서 추진하겠다고 언급했을 뿐 이날 구체적인 방향성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인수위는 수신료 운영 문제를 짚으며 향후 '수신료위원회'를 설치해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박 간사는 "공영방송이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얼마나 사용되는지 국민은 알 수 없다"며 "수신료를 다른 재원과 명확하게 구분하여 회계처리하고, 사용계획과 집행내역을 국민께 공개하겠다"고 했다. 수신료위원회는 적정 금액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수신료 배분 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로 운영될 전망이다.
새 정부는 이 밖에도 현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체계를 개편해 자율 심의제도로 전환하고, 미디어 산업의 규제 전반을 걷어내 수요자인 '국민 중심의 미디어 시장'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