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으로 디지털 강국 실현해 나가야

입력
2022.05.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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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구 과학영재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관련된 강연을 진행했다. 중간시험 기간이었지만, 강연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이 부족해 미안할 만큼 학생들의 관심과 열의는 상당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미래, 그리고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숙고한 흔적이 역력한 학생들의 질문에 감탄하면서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이란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산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인재 확보로 모아지고 있다. 우수한 디지털 인재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 경쟁력도 좌우되면서 전체 산업분야에선 '디지털 인재 쟁탈전'까지 발발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 체계의 성공적 구축을 위한 핵심과제로 미래자동차 시스템SW 개발자 양성의 시급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선 인재양성을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인재 공급 확대 및 기반 조성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지난해엔 '민·관 협력 기반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40만여 명의 우수인력 발굴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전 산업 부문에서 나타난 우수 인력 부족 상황을 감안하면 정책적 차원에서 디지털 인재의 지원 범위와 기회의 대폭 확대는 절실하다.

우선, 시급한 인력은 기업협력형 교육과정의 확대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직접 교육과정을 설계·운영하고 채용으로 연계하는 한편, 정부는 이를 재정적·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민·관 협력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하는 신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산업계와 함께 채용 지원 체계를 보다 견고하게 다져나갈 계획이다.

또한 청년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빅데이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 진출해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에선 청년 개발자와 창작자 양성에 필요한 메타버스 아카데미 신설과 더불어 분야별 특화 과정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각 분야별 산업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융합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학과 간 장벽을 허물어 타 전공자도 쉽게 디지털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반도체·자동차 등 산업계 재직자, 그리고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자의 AI 및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

인재양성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배출까지엔 시차가 존재한다. 과학특성화 학교뿐 아니라 일반 초·중·고의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충분한 디지털 교육을 받아 디지털 강국 실현의 든든한 인적 자산이 되고,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