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 시절 겸직했던 '산업부 장관 경제자문관'이 근거 규정 없는 '비상근·무보수' 직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가 해당 직책을 '경력 부풀리기', '몸값 올리기'를 위해 활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경제자문관 재직 당시 자문 및 회의내역에 대해 질의하자, 산업부는 공식적인 회의 및 자문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자는 장관 경제자문관 재임 기간 비공식적인 자문에 부정기적으로 임했다"고 했다. 비상근 자문관으로 일한 이 후보자에게 지급된 급여도 없었고 위촉에 관한 법적 근거도 없었다.
아울러 산업부에선 2016년 9월~2017년 9월 활동한 이 후보자를 마지막으로 장관 경제자문관 위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후보자보다 앞서 자문관으로 임명된 이들은 2010년부터 4명으로, 이들 모두는 산업부 산하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출신이었다. 산업연구원 경력 없이 대학교수로 재직하다 경제자문관에 위촉된 이는 이 후보자뿐이었다.
민주당은 이에 이 후보자가 실체 없는 직책을 맡아 경력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경제자문관 활동시기는 그가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시기와 겹치는데, 경제자문관 사임 이후 2019년에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신 의원은 "이 후보자가 주요 경력으로 내세운 산업부 장관 자문관이 기록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유령 자문관'에 불과했다"며 "대기업을 오가며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 전관예우로 자리를 얻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전문가 입장에서 실질적인 자문 활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산업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당시 산업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상근활동이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하고 비상근 무보수 활동을 승낙한 바 있다"며 "이후 전반적인 산업 정책 수립 등 경제 현안에 대해 학계 및 전문가적 견해를 비정기적으로 자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