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회담 가능했던 건 배상 문제 日인식 수용했기 때문"

입력
2022.04.27 17:00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
"배상 책임 한국에 있다는 게 일본 입장"
"회담, 7월 선거서 외교 성과로 이용될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면담할 수 있었던 것은 '강제징용·위안부 배상 책임은 한국에 있다'는 일본 측 입장을 차기 정부가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2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정책대표단이 강제징용 배상 등에 대한 인식이 일본과 일치하고 일본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 확인됐기 때문에 기시다 수상과도 만났다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는 2015년 합의에 의해 모두 해결됐다는 게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 교수는 또 "일본이 이번 대표단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여론을 통해 어떻게 실질적으로 기시다 정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지 큰 시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 정부가 전날 회담을 외교 성과로 내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격리·비자 면제를 복원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일본 입장에서는 큰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무역 제재를 해제하는 등 그 이상의 유화책은 나오기 어렵다고 봤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연결되는 항목이고 강경파들의 여론도 있기 때문에, 한국이 구체적인 안을 주지 않는 한은 해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위안부 문제라든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을지 또는 국내 여론을 통제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신중하게 바라보는 일본 내 여론이 더 많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