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에 포위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에서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 있는 아조우연대 등 우크라이나 군과 및 민간인 등의 철수를 논의하자는 의도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 군은 항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측에 아조우스탈 바로 옆에서 특별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마리우폴에서 즉각적인 휴전과 며칠 간의 인도주의적 통로 합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조우스탈에 고립돼 최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들의 석방 또는 교환도 회담 목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달 가까이 러시아군의 총 공세를 막아 오다가 21일 사실상 함락됐다. 우크라이나군이 최후 항전의 거점으로 삼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만이 유일한 우크라이나 소속 지역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파리 한 마리도 통과하지 못하도록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봉쇄하라”고 지시하면서 고립에 빠졌다. 현재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제36 해병여단과 아조우연대 등 군인들은 물론 1,000여명의 민간인까지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 있다고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주류 종교인 정교회의 부활절인 이날에도 러시아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고 현지 군 당국자는 밝혔다. 스뱌토슬라우 팔라미르 아조우연대 부연대장(대위)는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군이 지상과 공중에서 공격하고 있다면서 “큰 기독교 명절이지만 밤새도록 공장을 폭격했다”고 말했다. 또 탄약이 부족하고 식품과 식수가 크게 부족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무조건 항복은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팔라미르 대위는 우크라이나군과 수백명의 민간인이 안전이 보장된다면 공장을 떠나 철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어할 대상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기에 마리우폴을 떠날 의사가 있다. 임무를 완수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군 지휘부가 퇴각하라는 명령이 있기 전까지 계속 사수할 것이다. 떠나게 된다면 (항복하지 않고) 무기를 지닌 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