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전남 광양제철소에 연간 생산량 30만 톤 규모의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건설한다. 그동안 포항제철소에서만 전기강판을 만들다 광양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는 것이다. 날로 커지는 친환경차 및 고급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22일 포스코는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경호 광양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양제철소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포스코 이사회는 친환경 미래소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약 1조 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연산 30만 톤 규모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현재 포스코는 무방향성 전기강판 10만 톤을 포함해 연 83만 톤 규모의 전기강판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광양 공장이 완성되는 2025년에는 무방향성 40만 톤을 합쳐 전기강판 생산능력이 총 113만 톤으로 늘어난다.
전기강판은 규소(Si)가 1~5% 함유된 강판으로 전자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전력 손실이 적어 전동기와 발전기 등의 철심 재료로 사용된다.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자기적 특성을 보이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회전방식의 구동모터 등에 적용되고, 한쪽으로 균일한 특성을 띠는 방향성 전기강판은 주로 정지방식 변압기에 쓰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HS 마킷에 따르면 친환경차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는 2020년 32만 톤에서 오는 2033년 400만 톤으로 연평균 2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2025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2030년에는 92만7,000톤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1979년 전기강판 첫 생산 이후 40년 이상 축적한 생산 노하우를 광양 신설 공장에 쏟아 붓는다. 최신 설비를 도입해 생산 가능 두께를 최대 0.1㎜까지 줄이고 폭은 확대해 다양한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출 계획이다.
김학동 부회장은 "이번 투자로 포항은 물론 광양에서도 세계 최고의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체제를 구축, 친환경차와 고급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서플라이어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