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핵시설을 운용하고 있고 핵실험장을 추가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행정부 평가가 나왔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합의와 약속 준수ㆍ이행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에도 핵활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진단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하지 않거나 원자력 발전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 등 핵활동을 숨겼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핵시설에 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시설들이 활동 상태라는 IAEA 분석을 언급한 뒤 “미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ELWR)가 완공되면 소량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이는 북한이 핵무기용 핵물질 생산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 기술을 얻기 위해 민수용이라는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추가 핵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장을 개발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북한이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해체했다고 발표했으나 어느 정도 해체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우려도 표했다. 올해 핵실험 재개를 사실상 공언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외교적 해법에 우선을 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북한에 어떠한 적대적 의도가 없고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 재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국무부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불법적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유엔 대북 제재는 여전하고 미국은 이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북한의 생물무기 능력과 관련해 “적어도 1960년대 이래 생물무기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며 “지도자의 요구에 따라 군사적 목적을 위해 충분한 양의 생물학적 물질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