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 정부의 핵심은 클라우드다

입력
2022.04.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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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IT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클라우드다. 특히 정부 및 행정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0년 228.6억 달러(약 26조 원)였던 전 세계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4% 성장하여 2026년 597.4억 달러(약 74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은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농무부 등 일반 부처에서부터 중앙정보국(CIA)까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국방부도 9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에 달하는 'JWCC(합동전투원 클라우드 역량)' 사업을 AWS, MS, 구글, 오라클 등 민간 사업자와 멀티 클라우드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과기정통부의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 행안부의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클라우드 전환·통합 추진계획' 등으로 공공영역에서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강조해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은 10%대로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게재된 행안부 고시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클라우드 이용 기준 및 통합 기준'도 업계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내용도 모호하고 민간 사업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업계는 지난해부터 '공공클라우드센터' 관련 조항이 민간 사업자들에게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공공클라우드센터를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공공과 민간이 함께 나아가려면 상호간의 신뢰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새 정부 인수위는 핵심 공약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디지털플랫폼정부'에 없어서는 안 될 기반 기술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위해서는 각 정부부처와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통합하고, 다양한 디지털 행정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처럼 디지털 선진국들은 발 빠르게 공공 부문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며 관련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향후 디지털 경제에서 클라우드 산업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것은 너무 자명하기 때문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 동력이자 차세대 디지털 산업의 성장 동력은 클라우드다. 차기 정부에서는 민간 클라우드가 공공을 무대로 여러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산업을 둘러싼 구성원들이 성장하여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이건웅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