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첫 감소 전환… 집콕 끝, 감소세 가팔라진다

입력
2022.04.20 10:43
1분기 20만명 감소에 주가 25% 폭락
2분기에는 200만명 이탈 전망도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201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예외적 상황도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강자들이 OTT 서비스에뛰어 들면서 시장이 급격히 레드오션으로 바뀐 시장의 변화가 근본적 원인이어서 수익 악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낮지 않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2분기에는 200만 명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이어지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25% 이상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각) 지난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9.8% 증가한 78억 6,800만 달러(약 9조 7,500억 원), 순이익은 6.4% 감소한 15억 9,700만달러(1조 9,8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에 비해 매출은 2%, 순이익은 163% 늘어난 수치다. 이런 좋은 성적에도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가입자 수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시장 철수라는 돌발 변수를 제외한다면, 오히려 가입자는 50만 명이 증가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진행됐다. 1분기 미국과 캐나다 가입자는 직전 분기에 비해 64만 명 줄었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31만 명 감소했다. 라틴아메리카는 35만 명이 넷플릭스를 끊었다. 아시아에서만 109만 명 증가했다. 러시아 서비스 중단에 따른 가입자 감소는 70만 명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2월 미국 내 TV 이용 시간 중 온라인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비중은 28.6%로 작년 5월에 비해 2.6%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시청 비율은 0.4%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튜브, 훌루,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이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가라앉아 집 밖 생활이 늘어나면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감소 추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넷플릭스도 올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15% 감소하고, 유료 가입자 수도 200만명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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