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에 체포된 친러시아 성향 야당 당수 빅토르 메드베드추크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공개한 영상에 출연, 마리우폴에 갇힌 우크라이나군·민간인들과의 교환을 요청했다.
이날 메드베드추크는 우크라이나 보안국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마리우폴 주민들과 방어 병력이 인도주의 통로로의 안전한 접근 없이 도시에 갇혀있다"며 "나와 이들을 교환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자유 의지에 따라 방송에 출연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메드베드추크는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야당 '생명을 위하여' 당수이자 사업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전부터 반역 및 국가 자원 횡령 시도, 테러 조직 방조 혐의로 가택 연금 상태였다가 전쟁 발발 사흘 만인 2월 27일 도주했다. 지난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드베드추크를 '특별 작전'을 통해 체포, 구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드베드추크의 영상이 공개된 비슷한 시간에 러시아 국영TV 방송 '로시야24'는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힌 영국인 2명이 메드베드추크와 교환을 부탁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들의 이름은 각각 숀 피너, 에이든 애슬린으로 우크라이나군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러시아군에 잡혔다.
방송에는 신원 미상의 남성이 출연해 이들에게 메드베드추크의 부인 옥사나 마르첸코가 "남편을 영국인 포로들과 교환해 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을 본 후 피너는 매우 지친 모습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나와 에이든 애슬린을 메드베드추크와 교환해달라"며 "당신이 이 문제를 도와준다면 매우 고마울 것"이라고 말했다. 애슬린도 떨리는 목소리로 "보리스 존슨이 말했던 것처럼 그가 진짜로 영국 국민들을 신경 쓴다면 우리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피너와 애슬린이 방송에 자유 의지로 출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 당국이 이들을 간첩으로 규정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지 법에 따르면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자국으로 송환될 수 있지만, 간첩 혐의가 적용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심문을 받고 장기 징역형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