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예고하면서 올해 ‘2%대’ 성장률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차기 정부는 경제 불씨를 살리면서 치솟는 물가는 끌어내려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출범하게 됐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IMF는 연차총회가 열리는 오는 19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2월 이후 IMF가 처음 내놓는 전망치다.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고 밝힌 만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발표했다. 직전인 지난해 10월 전망(4.9%)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3.3%에서 3.0%으로 낮췄는데, 이번 전망에서 또다시 하향되면 2%대로 주저앉게 된다.
현재까지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1%다. 그러나 세계적인 공급 병목 현상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마저 큰 폭으로 올라 정부 전망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를 기록한 뒤 올해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내다, 지난달 4.1%까지 치솟았다.
주요 경제기관도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2.8%)보다 0.2%포인트 낮춘 2.6%로 제시했다. “주요국 경기 개선세 약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순수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3.1%에서 올해 4월 3.0%로 내려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발표한 ‘4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IMF가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낮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