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무리하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면 파국을 맞아 장기간 정권을 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민주당이나 또 문 대통령이나 마지막 순간에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은 새 정권 들어와서 원점에서 다시 협의해서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이나 미국 헌법은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대통령 임기 끝에 집권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경우 국회 다수당에 중요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또 임기 종료 초읽기에 들어간 퇴임하는 대통령이 이 법에 서명하게 되면 이 법을 집행해야 할 새로 들어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헌법 체제에 매우 어긋나는 것"이라며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키면 굉장히 파당적인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일 문 대통령이 서명할 것 같으면 문 대통령이 평생 정치하면서 내걸었던 모든 것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 된다"며 "자기는 말로 통합하고 어쩌고 했지만 완전히 파당적인 대통령으로서 끝을 맺고, 다음 대통령한테 완전히 재를 뿌려 정국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을 강행했다가는 자칫 오랜 기간 권력을 내줄 가능성도 걱정했다. 그는 "18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공화파의 토머스 제퍼슨이 승리하니까 정권을 내주는 연방파에서는 마지막 순간에 사법부라도 우리가 장악해야 되겠다고 해서 재판소법을 무리하게 개정하고 임기 마지막 순간에 판사를 임명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 판사를 심야의 판사 이른바 '미드나잇 저지'라고 부르는데, 결과적으로 연방파는 몰락했고 토머스 제퍼슨의 공화파가 세 사람이 8년씩 무려 24년간 집권했다"며 "미국 역사에 크게 남은 퇴임하는 정권과 들어오는 정권 사이 갈등이 가장 심했던 역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해왔던 건 잘못됐지만 지금 민주당이 얘기하는 것도 터무니없다"며 "여야 양당이 원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하는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 내각 인선도 "별로다" "기대에 떨어진다"고 혹평하면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위원으로) 있었을 때 고용노동부 산하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던 산하기관이 노사발전재단이고, 여야 할 것 없이 전부 질타했다"며 "오죽하면 김영주 장관이 해당 기관장의 해임을 요구했는데 이사회에서 중징계 해임까지 안 가고 그냥 경징계로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보면 '아연실색'이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며 "고르고 고르다 최악을 고른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당시) 환노위 위원장이었던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도 그때 아주 기가 막혀서 '이건 있을 수가 없다'고 말한 속기록이 있다"며 "뭘 보고 임명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퇴임을 앞두고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별안간 특정 언론, 특정 언론인과 1대 1로 대담해서 편집 방송이 가능한 녹화 방송을 하겠다, 이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임기 끝에 이렇게 편집 방송이 가능한 녹화 대담을 하는 것은 한 번 본 기억이 있지 않나, 박근혜 전 대통령 마지막에 정규재 tv랑 대담했다"며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뭐가 있나, 다를 게 없다. 그거 대단히 잘못된 거고, 자기 변명한 거잖냐"라고 꼬집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탄핵에 몰렸다가 인터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는 문 대통령 둘 다 똑같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과 대담하거나 기자회견을 하고 싶었으면 진작 임기 도중에 했어야지 임기 한 달도 안 남았는데 특정 언론과 녹화 대담한다는 건 좋지 않다"며 "임기가 끝나면 대통령은 말이 없는 게 맞고, 후대의 평가에 맡기는 것"이라며 "못다 한 말이 있으면 퇴임한 후 회고록을 내든가 아니면 사인으로서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