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첫 사망자 발생…봉쇄 유지냐 완화냐, 선택 내몰리는 中 방역

입력
2022.04.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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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전후 노인 3명 사망…상하이 집단 감염 이후 처음
주민 불만 누적…'지역사회 방어'로 전략 수정 조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봉쇄 장기화에 따른 2,500만 명의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격리 완화 카드를 꺼내 들지, 기존의 강력한 봉쇄를 이어 갈지 선택에 내몰리는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의 일일 신규 감염자는 2만2,248명으로 11일째 2만 명대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 1일 상하이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모두 90세 전후의 고령 환자로 뇌경색과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다고 위건위는 밝혔다.

상하이시 당국에 따르면 상하이의 60세 이상 노인 중 백신 접종자는 360만 명으로 전체 62%에 불과하다.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친 노인 비율은 38%로 중국 평균 노인 접종률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까지 강력한 방역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이 많다는 점을 내세워 왔다. 상하이에서 3명의 노인이 실제 사망하면서 '제로 코로나' 달성을 위한 강한 봉쇄 정책의 당위성을 중국 정부가 확인하게 된 것이다.

반면 기존 봉쇄 수위를 더 이상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누적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후 3주 넘게 이어진 봉쇄로 인한 경제 타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배경에서다. 특히 식료품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의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될 경우 '제로 코로나 달성'에 완강했던 중앙 정부 입장은 크게 난처해질 수 있다.

실제 상하이 당국은 봉쇄 완화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봉쇄 장기화로 주민 반발이 커지면서 상하이 봉쇄 전략을 '지역 사회 차원의 제로 코로나'로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봉쇄 중인 구역 내에서의 '제로 코로나' 달성이 아니라, 봉쇄 구역 바깥으로 확산하지 않는 수준을 목표로 방역 전략을 수정할 것이란 뜻이다.

또한 시 당국은 상하이 내 공장 재가동을 위해 각 기업들이 '폐쇄루프'(Closed-loop) 생산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도입했던 시스템을 상하이에 적용해, 근로자들이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정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테슬라도 최근 직원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빠르면 이번 주부터 초기 단계의 생산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단, 폐쇄루프 준비 자체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 일정도 내놓지 않아 전면적인 생산 재개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