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부동산'과 '세대 교체'를 각각 전면에 내세우며 17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두 사람을 비롯해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6명이 출사표를 던졌음에도 당내에선 '제3후보 전략공천' 가능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서울 마포구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어 "전임 당대표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승리의 마중물,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부동산 문제 해결사를 자임했다. 인천시장 재임 당시 본인의 브랜드 정책으로, 민주당 대선공약으로도 내걸었던 '누구나집'을 앞세웠다. 공공성을 가미한 부동산 공급으로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송 전 대표는 또 "2024년까지는 원내 1당인 민주당의 결정이 있어야 국회에서 법안과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다"며 "민주당 대표 출신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정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제도 개혁과 법안 개정 역시 약속한 대로 추진할 수 있다"며 '다수당 프리미엄'도 강조했다.
1973년생인 박 의원은 세대 교체를 내걸어 '86세대' 송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번 선거를 세대 교체와 시대 교체의 장으로 만들고자 출마했다"고 했다. "관성과 타성으로는 변화에 적응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86세대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젊은 서울시장'을 강조하면서 "취업 불안과 결혼 불안을 누가 가장 잘 알겠는가. 주거 불안과 육아 불안을 누가 가장 절실히 해결하겠는가"라며 "서태지 세대, 싸이월드 세대, 방탄소년단(BTS) 세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현재 6파전이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비롯해 '도시전문가'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과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이 경선주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송일 전 전북 행정부지사와 김주영 변호사도 경쟁자다.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이라는 인지도 높은 주자들의 가세에도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누구로, 어떤 식으로 결정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전혀 걷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서울시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이번 대선과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서울 표심이 만만치 않은 만큼 단수 후보 전략공천 가능성을 비롯해 모든 카드를 열어둔 것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이름이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새 얼굴' 후보로 오르내리는데 이는 극심한 인물난을 방증한다.
이낙연 전 대표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된다. 지방선거 직후 미국행을 예고한 그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이 등판론을 지피는 연료로 쓰이고 있다.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나서서 이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요청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도 실현 가능성과 무관하게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