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2010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2급) 판정을 받은 뒤 2015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4급)으로 판정이 바뀐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검용 병무진단서 발급을 위해 1년 10개월 만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병무진단서를 발급받은 병원은 정 후보자가 당시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경북대병원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5일 보건복지부와 경북대병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11쪽짜리 의무기록 증명서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31)은 2013년 9월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경북대병원을 처음 찾았다. 당시 MRI 검사 결과 ‘척추 협착’ 진단을 받았지만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서 약물 치료가 진행됐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외래 진료기록에는 증상은 호전됐으나 위염 증세로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와 있다.
2014년 1월 정 후보자 아들은 같은 증세로 경북대병원을 찾았고 이후 약물 치료가 이뤄졌다. 그로부터 1년 10개월간 병원을 찾지 않다가 재검을 앞둔 2015년 10월 27일에서야 경북대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한동안 병원을 찾지 않다가 재검 직전인 22개월 만에 방문한 것을 보면, 큰 불편 없이 생활해온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틀 뒤 외래기록에는 '왼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 '요통 증상이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당시 MRI 영상의학 판독 보고서에도 정 후보자 아들은 '5, 6번 허리 디스크가 뒤쪽으로 약간 튀어나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간판(디스크) 탈출 증세라는 것이다.
일주일 뒤인 2015년 11월 6일 대구·경북 지방병무청의 두 번째 신체검사에서 정 후보자 아들은 외과(일반·흉부·신경)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고, 나머지 검사에선 정상 판정을 받았다. 당시 병무청에 제출된 병무용 진단서에는 요추 5, 6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무리한 운동 및 작업 시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고 악화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정 후보자 아들은 그러나 두 달 후인 2016년 1월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등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병역법에 따라 (첫 병역 판정으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10월 재병역 판정검사를 통보받아 두 번째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척추질환 진단서를 발급받아 신체검사장으로 갔다"며 "병역판정 의사가 척추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CT를 찍어 직접 확인한 후 4급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