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올 들어 대규모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 이미 연간 목표치를 절반 가까이 채워 연간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걸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아프리카와 중동 선주로부터 7,9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과 자동차운반선(PCT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총 1조2,836억 원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총 80척, 82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74억4,000만달러)의 4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5,263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총 46억1,000만 달러(20척)를 수주해 연간 목표(89억 달러)의 51.8%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수주한 22억 달러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날 실적이다.
다만 수주 호조에도 올해 조선업계가 적자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들은 1~2년 전 수주한 물량들인데, 당시 뱃값에 견줘 최근 주재료인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이 급등해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조선사 '빅3'는 내년 흑자 전환을 호언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수주 잭팟을 터트리며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한 선박들은 후판값 인상을 반영해 뱃값을 받기로 해 원가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