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범죄 피의자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수색' 도입을 검토 중이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0일 '온라인 수색활동의 적법성 검토와 도입 방안'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온라인 수색이란 국가가 타인의 정보기술시스템에 몰래 접근하는 것으로 대상 컴퓨터의 보안상 결함을 이용, 온라인 수색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수색이 허용되면 경찰은 피의자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해킹해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범죄 증거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최근 IT 기술 발전에 따라 각종 범죄가 사이버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체물을 대상으로 한 사후 강제수사 기법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수색에 대한 기본권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경찰대가 발간하는 경찰학연구의 2020년 학술 논문 '온라인 수색의 법률적 문제점과 허용 가능성'을 보면 "인격권과 사적 생활 침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온라인 수색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에 대한 매우 강력한 침해 수단"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수색시 저장 정보뿐 아니라 전송 중인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 기능을 조작해 카메라 기능을 활성화한 후 실시간 촬영한다거나 마이크 기능을 활성화해 녹음까지 할 수 있다. 2005년부터 온라인 수색을 시작한 독일도 헌법소원과 위헌 판결을 거듭한 뒤 2017년 온라인 수색을 전면 도입했다.
한국에서 온라인 수색을 허용하기 위해선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 영장 제시 의무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22조는 압수수색 집행시 당사자에게 집행일시 및 장소를 사전 통지해야 하지만, 온라인 수색은 당사자 모르게 은밀히 실행돼야 하기 때문에 처분 대상자에게 사전 통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