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 '브로커'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정재가 메가폰을 잡은 '헌트'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14일(현지시간) 제75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 공개됐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며 '헌트'가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고 발표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함께 갖고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고경표 박용우 등이 출연한다. '올드보이'로 제25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박쥐'로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수상했던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칸영화제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그와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등 한국 배우들의 호흡에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정재의 첫 연출작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1인 3역을 소화해낸 그는 배우를 넘어 연출자로서도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데뷔와 동시에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이라는 쾌거를 이룬 이정재는 "칸영화제에 감사합니다. 데뷔작의 첫 스크리닝을 칸에서 한다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함께한 제작진의 뜨거운 열정과,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노력이 있기에 오늘의 결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리고, 칸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초청 소감을 밝혔다.
칸영화제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공식 초청작만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5월이 아닌 7월에 열렸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K-콘텐츠들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5월에 정상 개최되는 칸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칸영화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손꼽히는 공신력을 자랑하는 영화제다. 75회는 다음 달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