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흑인 여성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가 1993년에 출간한 ‘우화’ 시리즈 첫 번째 책의 번역본이다. 이 책은 기후 변화와 경제 위기로 무너진 2024년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현실적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주인공 로런은 타인의 고통을 똑같이 느끼는 ‘초공감증후군’을 앓고 있는 흑인 여자 아이다. 로런이 사는 소도시 로블리도는 강간과 강도, 살인이 만연하다. 로런은 암담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관찰한 세계와 느끼는 방식에 관한 기록을 남기며, 최종적으로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노력한다. 로런이 세상을 대하는 방식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은 현대인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채·588쪽·1만6,800원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박서련 지음. 한겨레 문학상과 젊은 작가상을 받은 박서련의 신작 소설이다. ‘나’는 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해 자살하려던 순간 죽음을 앞두고 마법소녀가 될 운명임을 알게 된다. 지구의 기후 위기에 맞서고 테러 작전에 투입되기도 하며 세상을 지켜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나’는 각성도 하지 못하고, 각성을 촉진한다는 마구는 볼품없어 보이는 신용카드다. 마법이라는 환상적인 요소와 기후 위기, 리볼빙과 같은 현실의 요소가 뒤엉켜 독특한 재미를 준다. 힘이 가장 필요한 존재가 마법소녀의 힘을 얻는다는 설정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약한 존재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창비·208쪽·1만4,000원
△한국 SF 명예의 전당
김보영 외 지음.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SF 명예의 전당에서 선정한 중장편 대상작을 모두 실었다. 이 책은 한국 SF 명예의 전당에서 대상과 본상 수상작을 모아 선보일 예정인 단행본, ‘건,곤,감,리’ 중 첫 번째 책이다. 이서영의 ‘지신사의 훈김’과 김창규의 ‘업데이트’를 포함, 총 8편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들은 과학적 환상 세계를 넘어 사회의 구조적 문제나 부조리함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런 경향의 한국 SF 작품들을 통해 2010년대부터 확장되고 발전해온 한국 장르 문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5일, 알라딘 독자 북펀드에서 목표 금액을 달성해 펀딩에 성공했다. 아작·448쪽·2만4,800원
△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고민실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름 조차 없는 주인공 ‘나’는 20대에 정리해고를 당하고, 다시 취직한 회사는 망해서 결국 백수가 된다.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하는 1의 자리를 박탈당한 ‘나’는 약국에 취직해, 존재감이 희미한 영(靈)처럼 혼자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는 0이 된다. 하지만 다시금 면접을 준비하고 다른 0들과 소리 높여 집회에 참석하며, 0도 하나의 삶의 단위이자 구성요소임을 깨닫는다. 한겨레출판·248쪽·1만4,000원
△산산조각
정호승 지음. 등단 50년을 맞이한 시인이 그동안 시의 함축적 언어로 표현해온 서사를 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표현한 우화 소설집이다. 주머니가 달린 수의, 다 닳아서 울퉁불퉁해진 숫돌 등 우리의 눈에 하찮고 보잘것없는 물건들이 각자의 운명에 순응하고 삶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의연하게 실재하는 사물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곱씹는다. 더불어 시인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묻고 답한다. 시공사·292쪽·1만6,000원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나오미 클라인·리베카 스테포프 지음. 이순희 옮김. '쇼크 독트린: 자본주의 재앙의 도래' 저자로 유명한 캐나다의 베스트셀러 작가 나오미 클라인이 저술한 책이다. 젊은 세대가 마주한 기후 위기의 현실을 과학적 사실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기후 위기가 동반하는 사회적 불평등, 기후 정의에 관해 조명하고 관심과 행동을 독려한다. 또한 기후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 세계 각국 청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 메뉴얼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기후 위기에 관해 과학적 사실과 우리 인류에게 닥친 현실에 관해 쉽게 풀어 썼다. 열린책들·336쪽·1만8,000원
△오리 부리 이야기
황선애 글·간장 그림. 제11회 비룡소 문학상을 받은 책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오리는 사냥꾼에게 쫓기다가 부리가 떨어져 나간다. 말을 하는 데에는 부리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오리는 부리만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전한다. 그사이 오리 부리 때문에 퍼진 근거 없는 소문으로 들쥐는 토끼의 그림을 찢었다고 오해받고, 동물을 쏘기 싫어하는 사냥꾼은 겁쟁이로 놀림받는다. 확실하지 않은 말로 억울하고 고통받는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의 힘에 관해 떠올리게 한다. 비룡소·96쪽·1만1,000원
△우리 행성 지구의 거의 모든 것
클레어 히버트·아너 헤드 지음. 김아림 옮김. ‘알고 있나요?’의 네 번째 시리즈로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지구에 관한 기본 지식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지구를 구성하는 지질, 대기, 생물 등을 탐구하여 지구의 모든 요소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순환하고 있음을 전한다. 더 나아가 기후 변화, 토네이도, 지진과 같이 자연재해에 관한 정보까지 폭넓게 설명한다. 지구의 모습을 담은 생생한 사진 자료와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을 활용해 오늘날 지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섯수레·128쪽·2만3,800원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할 수가 없어
유아사 쇼타 글·이시이 기요타카 그림. 김숙 옮김. 장애가 있는 동생을 둔 소아과 의사 유아사 쇼타가 어린 시절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어린 주인공은 장애가 있는 동생을 좋아하지만, 남들과 다른 동생의 모습에 슬프기도 때론 창피하기도 하다. 다른 아이들에게 쫓겨 정글짐에 갇힌 동생의 모습을 보며 그간 동생을 부끄러워한 자신을 반성한다. 그때부터 동생의 행동을 눈여겨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 북뱅크·32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