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세 남성 정모씨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체중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활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느낀 정씨는 헬스장에 등록했고 점차 바벨 무게를 늘리며 운동했다. 그런데 가끔 있었던 허리 통증이 종종 발생하더니,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에까지 통증이 나타났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던 정 씨는 진통제만 복용하며 버티다가 하루는 심한 통증과 함께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급히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정씨는 ‘급성 디스크 탈출증’이 악화돼 나타나는 ‘마미증후군’을 진단받았다. 바로 응급수술을 받아 배뇨장애는 해결됐지만, 허리통증은 여전해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정씨처럼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98만 명에 달합니다. 이처럼 허리디스크는 국민질병처럼 됐고,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활동량 부족으로 체중이 증가한 탓에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추간판)’는 척추뼈를 이어주는 편평한 판 모양의 연골 구조물로, 탄력성이 뛰어나 척추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디스크가 손상되거나 수핵의 탈출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급성 디스크 탈출증이며, 이 증상이 심해져 대소변 조절장애나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경우 마미증후군에 해당합니다.
급성 디스크 탈출증은 평소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운동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납니다. 디스크에 정상 범주보다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디스크의 경계를 이루는 섬유륜이 파열돼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후외측으로 흘러나와 신경근에 자극을 줘 통증을 유발합니다.
마미증후군은 섬유륜이 보다 많이 파열돼 수핵이 척추강 내의 신경근 다발인 마미(馬尾, 말꼬리 모양)를 압박하고 손상시킬 때 발생합니다. 압박은 혈액의 공급을 막아 괴사시키는 허혈성 상태를 야기하며, 이는 신경 기능 장애로 이어집니다.
또 이 압박은 신경 자체에도 부종을 일으키는데, 이 부종은 압력이 사라져도 남아있기 때문에 감압 수술 이후에도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합니다. 유출된 수핵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수핵 주위에도 염증을 일으키고 신경근을 자극해 신경증상과 통증을 발생시킵니다.
급성 디스크 탈출증은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방사되는 통증, 즉 방사통이 있고 허리를 굽힌 상태나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방사통이 심해지는 경우 진단합니다. 여기에 대소변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하지의 감각이나 힘이 떨어져 발목의 운동 가동범위가 안 나온다면 마미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으며, 급히 응급실로 오셔야 합니다.
급성 디스크 탈출증 모두가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약물·주사·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사람들과 수술적 치료(디스크 제거술)를 받은 사람을 장기적으로 비교 관찰했을 때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6주간 보존적 치료를 먼저 받은 후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권장합니다. 다만 신경압박으로 인한 통증 및 근력 약화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되는 마미증후군일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기존 수술은 신경에 압박을 낮추는 신경 감압 수술이나 디스크 제거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현미경 또는 미세내시경을 이용해 피부를 작게 절개해서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수술법은 침습과 연관된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빠른 회복 등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디스크 탈출증은 평소 잘못된 생활 습관, 특히 다리를 꼬거나 구부정한 자세가 누적되어 발생하고,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드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자세를 항상 바르게 교정하려고 노력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가 아닌 고관절을 접은 상태에서 들어야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또 사무실에 오래 앉아서 일을 할 때에는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할 것을 권장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배우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