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오는 5월 9일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벌일 예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도시 중심부의 전투 잔해와 시신들을 모두 정리하라는 명령이 있었다고도 우크라이나 측이 덧붙였다. 2차대전 당시 대(對)독일 승전일인 5월 9일, 러시아가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열어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인 ‘나치 척결’을 선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크라이나 국영 매체들은 페트로 안드리우시센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렘을 통해 러시아군이 ‘특수작전’에 성공하면 마리우폴에서 내달 9일 열병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리우시센코 보좌관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이바슈첸코(친러시아 세력이 임명한 마리우폴 시장)가 5월 9일 열병식을 열 수 있도록 도시 중심부의 잔해와 시신을 깨끗이 치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전체 자료를 종합해 보면 점령군은 특수작전이 성공하면 5월 9일 마리우폴에서 ‘승리의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방권 국가들은 러시아가 대독 승전일인 5월 9일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을 마무리하고 승리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점쳐 왔다. 러시아가 매해 수도 모스크바에서 전승일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던 만큼, 올해도 전승일에 맞춰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다만 5월 9일 러시아의 ‘승리 선언’이 예상대로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수 주간 공세를 퍼부었지만 아직 완벽한 점령을 이루지는 못한 상태다. 안드리우시센코 보좌관은 “좋은 소식은 도시에 그런 행사(열병식)를 수행할 차량이나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