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3파전' 압축...단일화·朴風이 변수

입력
2022.04.13 19:40
홍준표·김재원·유영하 국힘 경선 후보 선정
3인 완주한다면 여론 앞서는 홍준표에 유리
'박근혜' 후광 업고 단일화 성사 시 예측 불허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린다. 국민의힘 공천은 곧 당선과 직결되는 곳이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유영하 변호사가 13일 경선 후보자로 선정됐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는 홍 의원을 다른 두 예비후보가 맹추격하며 '1강 2중' 구도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들 3명이 경선 레이스에서 완주할 경우 홍 의원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김 최고위원과 유 변호사 간 '단일화' 변수가 남아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복심으로 통하는 유 변호사를 공개 지지한 터라 '박풍(朴風)'의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당초 대구시장 선거는 대선주자였던 홍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세를 굳히는 듯했다. '사이다 발언'으로 대구 민심에 어필했던 홍 의원이 표심의 블랙홀이 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전략가' 이미지가 강한 김 전 최고위원이 가세해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이달 1일 뒤늦게 출마선언을 한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바람을 일으키면서 3파전 양상으로 변했다.

영남일보와 대구KBS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 11일 대구시민 1,002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홍 의원 34.7%, 김 최고위원 19.8%, 유 변호사는 17.9%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조사 직후인 1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방문하면서 이 자리에 배석한 유 변호사가 약진할 가능성이 부쩍 거론되고 있다. 또한 홍 의원을 견제하는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는 1차 컷오프 하루 전인 12일 유 변호사 지지를 선언하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교수는 "(홍 의원이) 수차례 윤석열 후보 등 뒤에서 총질을 했다"며 "대구시장직을 대권 3수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원조 친박'을 자처하는 김 전 최고위원과 유 변호사가 '박근혜'라는 공통 분모 아래 단일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가 지지선언을 통해 단일화하면 산술적인 지지율 합산 수치가 홍 의원을 넘는 데다, 현직인 홍 의원의 경우 '10% 경선 페널티' 룰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승부의 향방을 섣불리 가늠하기 어려운 구도다.




전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