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반성 없이 권한 내려놓지 않겠다는 오만이 개혁에 기름 부어"

입력
2022.04.13 12:00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선 직후엔 검찰개혁 꺼내면 강경론자로 여겨져"
"①민심 ②지지자들 ③오만한 검찰이 상황 바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민주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강경하게 추진하게 된 것을 두고 "지지자들과 민심의 흐름이 그렇게 이끌어왔던 것"이라며 "검찰의 집단 반발이 검찰개혁에 기름을 끼얹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 의원은 "한 달 전쯤만 해도 대선 패배 직후 검찰개혁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철없고 강경론자 아니냐는 시각이 당내에 있었다"면서 입장 전환이 이뤄진 계기로 민심의 흐름과 검찰의 집단 반발을 꼽았다.

김 의원은 "지지자들이 계속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 시위 등을 하고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득도 했다"면서 "실제로 당내에서 확인했던 여론조사나 민심의 흐름 같은 것들은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이고 높게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집단 반발로 인해 민주당내 중도적 성향이거나 개혁 추진에 미온적이었던 의원들도 적극 추진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검사장 회의가 권한을 남용해서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으면서 권한을 하나도 내려놓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런 오만한 태도, 입법기관에 대해서 자기들이 배 놔라, 감 놔라 하면서 오히려 입법권을 같이 행사하려고 했던 이런 태도들이 (검찰개혁 추진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개혁 반대에 매달리는 것에 "돈 문제가 엮여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이 검사들이 나중에 퇴임해서 변호사를 개업해야 되는데 검찰한테 권한이 많이 있어야, 특히 수사권까지 같이 가지고 있어야 검찰 전관들이 돈을 벌기 쉬운 구조가 된다"며 "그게 검찰의 어떤 큰 흐름을 지탱해 주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비대화·수사권 남용 우려에..."기존 장치 활용하거나 추가로 만들 것"


김 의원은 민주당의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①수사와 기소는 명백하게 분리시킨다는 것까지는 명확하게 정했고다음 단계는 일단 경찰이 수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이후에 ③비대해진 경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검토해서 국가 권력기관 체계 자체를 재편하고 개선하자, 개혁하자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수사를 맡길 것인지, 일명 '한국형 FBI(수사국)'로 불리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중수청 안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경찰이 계속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일단 저희가 제시한 것은 경찰이 계속하면서 이제 여당이 될 국민의힘, 새 정부와 이 최종 안은 같이 협의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비대화 우려를 두고서는 "자치 경찰을 실질화하거나 경찰 인사위원회 등을 강화하고, 외부 감찰기구 등을 둬서 경찰의 권한 남용 등을 견제할 수 있다"면서 "나중에 정보 경찰과 수사 경찰에 대해서 철저한 분리 조치를 취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과잉 수사는 지금 검찰이 가지고 있는 영장 청구와 기소권만으로도 강력하게 통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수사를 제대로 안 했을 때의 문제인데 보완 수사 요구를 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에는 경찰의 교체 요구, 징계 요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의 직무상 범죄나 의도적 부실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도록 하고, 범죄가 있다고 하면 이 부분에 한해서만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게 두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입법 저지에 대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전략은 당연히 있다"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등에 대해서는 원내 지도부가 철저하게 분석해 대응책들을 다 마련해 둔 상태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