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이달 중 처리하기로 결정하면서 법안에 담길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는 법안을 처리하고, 장기적으로 경찰과 검찰 수사기능을 모두 분리해 별도 수사기능을 갖는 국가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대략적인 구상만 밝혔다.
향후 법안에 담길 내용은 민주당이 이미 국회에 발의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검찰청법 폐지 법률안(김용민 의원 대표 발의) △공소청 법안(김용민 의원 대표 발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황운하 의원 대표 발의) △특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수진 의원 대표 발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법안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6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의됐다.
이들 법안은 공통적으로 검찰의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수사권을 떼어내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만 남겨두는 것이다.
김용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권을 없애고 기소권만 갖도록 하는 검찰청법 폐지법률안과 공소청 설치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대검찰청, 고등검찰청, 지방검찰청으로 구성돼 운영 중인 검찰청 조직은 고등공소청과 지방공소청으로 이분화된다. 고소·고발 접수는 불가능해지고, 검찰은 공소 업무와 영장과 관련한 제한된 권한만 갖게 된다. 해당 법안은 검찰총장 직급을 차관으로 내려 검찰 인사권도 가질 수 없도록 했다.
검찰 수사권은 신설된 별도 수사청이 갖도록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황운하 의원이 지난해 2월 대표발의한 법안의 경우, 중수청을 설치해 소속 수사관들이 검찰이 갖고 있던 6대 범죄를 수사하도록 규정했다. 이수진 의원 역시 지난해 5월 법무부 장관 소속의 특별수사청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6대 범죄를 담당하는 수사청을 법무부 장관 밑에 두는 것만 다를 뿐, 황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민주당이 이날 밝힌 당론에 따르면, 별도 수사청의 형태는 수사기능을 갖는 국가전담기구, 즉 '한국판 FBI'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사전담기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6대 범죄도 당분간 경찰에서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