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례 치른다는 뜻이냐"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 논란

입력
2022.04.12 14:00
누리꾼들 "엠블럼, 죽은 사람 염하는 사동심결?"
엠블럼 공개 하루 만에 온라인 논란 일파만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공식 엠블럼으로 선정된 전통 매듭이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쓰는 '사동심결'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가 엠블럼을 공개한 지 몇 시간 만인 11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문제가 제기된 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등이 공유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11일 오후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20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 설명-사동심결 매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20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에 전통 매듭인 동심결을 응용했다고 한다"며 "동심결 매듭은 두 종류가 있는데 생(生)동심결과 사(死)동심결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동심결 형태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생동심결은 결혼이나 사주단자 등 산 사람에게 쓰는 매듭이고 사동심결은 죽은 사람, 염습에 쓰는 매듭"이라고 구별했다. 그러면서 "차이는 4개 매듭을 둘러싼 날개가 4개 모두 있으면 생동심결이고, 없으면 사동심결"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쓰일 엠블럼은 4개 매듭을 둘러싼 날개가 없는 '사동심결'이다. 그는 "알고 쓰는지, 일부러 쓰는지, 이건 누가 디자인한 건지"라고 질타했다.

비슷한 시기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도 '취임식 엠블럼 사동심결... 악령(액운)을 꽁꽁 묶겠다는 뜻'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공개됐다. 글쓴이는 "동심결이란 영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맺을 수 있는 매듭"이라고 설명한 뒤, "사동심결 매듭은 생동심결 매듭에서 보이는 양쪽 2개의 작은 귀의 날개가 없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싸서 불태울 때 쓰인 매듭"이라고 설명했다.


동심결 논란 SNS 타고 급속도로 번져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번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주팔자 갤러리, 정치 갤러리에 관련 사진이 게재되며 '엠블럼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네티즌들이 주장한 내용은 온라인에서도 쉽게 검색할 수 내용이다. 임사임 광주대 의상디자인과 교수가 2006년에 펴낸 '전통 매듭공예'(교문사 발행)에는 생동심결과 사동심결의 의미와 형태적 특징이 설명돼 있는데, 이 부분이 포털사이트 네이버 백과사전에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나와 있다.

임 교수에 따르면 ①생동심결은 주로 길일에 쓰는 물건에 있는 전통 매듭이다. 사주단자를 싸거나 회갑용 폐백보 싸개끈으로 이용된다. 반면 ②사동심결은 죽은 사람의 유품을 싸서 불태울 때 쓰인 매듭이다. 몇몇 누리꾼들이 취임식 엠블럼이 이상하다며 쓴 생동심결, 사동심결 사진은 이 책에 실린 사진과 같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을 사동심결 매듭에서 따왔네요"라며 "5월 10일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을 장례 치르겠다는 뜻인가 봅니다"라고 냉소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 취임식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고 밝혔다. 함께 공개한 엠블럼은 "약속의 상징인 동심결을 활용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다짐과 약속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