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4)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휩쓸며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4차례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최민정은 11일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샤르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금메달을 각각 획득하며 종합점수 107점으로, 킴 부탱(84점)을 제치고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모스크바, 2016년 서울, 2018년 몬트리올 대회에 이어 4번째 종합우승으로 3회 수상자인 전이경과 진선유를 넘어서며 최다 수상 한국 선수가 됐다.
세계적으로도 통산 6회 수상의 양양A(중국)와 5회의 실비 다이글(캐나다)에 이어 3위 기록이다. 모두 은퇴한 선수여서 최민정이 향후 순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최민정은 전날 1,500m 금메달을 따며 부탱(캐나다·42점)을 3점 차로 따라 붙었다. 이어 이날 여자 1,000m에서 최민정이 1분27초956의 기록으로 부탱(1분28초076)을 제치고 종합점수에서 73-63으로 역전했다.
그리고 종합점수 상위 8명이 다투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이들의 최종 승부가 결정됐다. 최민정은 9번째 바퀴까지 중하위권인 5, 6위에 머물렀지만 10번째 바퀴부터 속도를 붙여 1위로 올라섰다. 이후 4위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5바퀴를 남기고부터는 선두 자리를 다시 꿰찼고, 끝까지 추월을 허용하지 않아 5분5초641로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갔다.
최민정은 또 개인전 종합랭킹에 포함되지 않는 여자 3,000m 계주 우승으로 대회 4관왕을 쓸어담았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종목은 여자 500m뿐이다.
최민정 심석희 서휘민 김아랑이 나선 계주에서 4바퀴를 남겨놓고 심석희가 이탈리아 선수와 접촉하며 캐나다, 네덜란드와 격차가 벌어졌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민정은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거리를 좁히더니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코스로 달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2위 캐나다에 0.03초 차 역전극이었다.
최민정은 계주팀 금메달 시상대에서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지만, 심석희는 가장자리에 서서 굳은 표정으로 땅만 바라봤다. 최민정은 경기 후 “힘들게 준비하며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4번째 우승을 하게 돼 더욱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징계에서 복귀한 심석희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했지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1,500m 금메달 등)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 최정상의 위치를 증명했다.
한편 이준서 곽윤기 한승수 박인욱이 뛴 남자 계주팀도 5,000m 계주 결승에서 6분56초709의 기록으로 네덜란드, 캐나다를 제치고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