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치매에 걸렸으면 본인도 치매에 걸릴 위험이 2배가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 배우자는 일반인 배우자보다 기억력, 언어 인지 등이 빠르게 감퇴한다. 부부는 평생 같은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치매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치매 원인의 40% 정도는 난청, 교육 수준, 흡연, 우울증, 사회적 고립, 외상성 뇌 손상, 신체 활동, 고혈압, 거주 환경(대기오염), 비만, 과음, 당뇨병 등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12가지 인자로 구성되고 대부분 부부가 공유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부가 공유하는 생활 습관 중 어떤 인자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부부간 공유하는 생활 습관 중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는 위험 인자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시행했다.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Cognitive Aging and Dementia·KLOSCAD)’에 참여한 60세 이상 부부 784쌍을 대상으로 대기오염을 제외하고 조절 가능한 11가지 치매 위험 인자를 2년마다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배우자가 치매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가량 높았다. 또한 이번 연구에 참여한 부부들은 교육 수준, 신체 활동, 흡연, 외상성 뇌 손상, 우울증 같은 치매 위험 인자를 공유하고 있었다.
특히 배우자가 치매 환자이면 신체 활동 부족과 우울증 등으로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치매 환자뿐만이 아니라 배우자도 인지장애ㆍ우울증 등에 대한 교육과 정기 건강검진, 신체 활동을 늘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치매 개선은 물론 배우자의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웅 교수는 “치매 환자 배우자는 치매한 경각심이 높고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잘 유지하겠다는 동기가 매우 높다”며 “이를 충족하려면 진료 현장이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치매 환자와 함께 배우자도 치매 유발 인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