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 준비에 골몰하는 북한이 최고 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우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민심을 하나로 결집해 축제 분위기를 최대한 고조시킨 뒤 도발 축포를 쏘겠다는 노림수로 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자 1면 기사에서 김 위원장을 “절세의 애국자, 불세출의 위인”으로 지칭했다. 이어 문수물놀이장, 미래과학자거리,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시 등 김 위원장이 공들인 건설 사업 성과를 열거하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머니 조국의 품은 곧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품”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을 국가와 동일시하며 맹목적 충성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 우상화에 속도를 내는 데는 다목적 포석이 담겨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의 공식 집권 10주년을 맞아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다. 그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2011년 12월 30일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 이를 최고 권력을 꿰찬 시점으로 보기도 하지만, 당과 국가조직을 공식 장악한 건 이듬해 4월 노동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 때다.
이런 축제 분위기를 태양절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25일) 90주년 등 주요 기념일까지 이어가려는 목적도 있다. 예열은 이미 마쳤다. 우표전시회, 중앙미술전시회 등 각종 경축 행사는 물론, 태양절을 전후로 한 열병식 준비도 사실상 끝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축제의 종착역은 대규모 무력시위다. 한미 당국자들은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내비치며 감시 태세를 풀가동하고 있다. 북한 역시 3일부터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박정천 당 비서의 담화 등을 통해 서욱 국방부 장관의 ‘정밀타격’ 발언을 빌미 삼아 도발 명분을 계속 쌓는 중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ㆍ박정천의 지난주 담화는 북한이 아직 완비되지 않은 무력시위를 메시지로 대체한 것”이라며 “태양절 이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에 즈음한 고강도 도발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