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어게인 마이 라이프' 이준기의 일당백 맛집

입력
2022.04.09 10:35

배우 이준기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로 돌아왔다. 스스로 '자기복제' 늪에 빠지지 않으려는 이준기의 노력이 무던히 느껴졌던 60분이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SBS 새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작품은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담았다.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다.

열혈 검사 김희우(이준기)는 정의감이 투철하고 신념을 갖고 부패 청산에만 집중했다. 김희우의 최종 목표는 재벌 조태섭(이경영)으로 수사망을 좁혀갔다. 하지만 조태섭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김희우에게 순순히 협조하지 않았다. 이때 조태섭의 혐의를 증언하겠다는 증인이 나타났고 김희우는 조태섭을 잡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조태섭은 대통령의 약점을 잡고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 조태섭은 정치판 킹메이커 이상의 존재였다.

김희우와 조태섭의 대면이 이뤄졌다.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조태섭에게 김희우는 날을 세웠다. 대뜸 "힘없는 정의가 쓸모 있냐"고 물은 조태섭은 자신의 정의론을 펼쳤다. 이를 가만히 듣던 김희우는 "그 시스템을 하나하나 부시겠다"고 패기 있게 답했다. 사실 이 만남 역시 조태섭이 계획한 함정이었다. 조태섭을 공격할 유일한 카드, 증인은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했다.

이후 김희우는 조태섭의 행동대장 닥터K(현우성)에게 살해당했다. 마약과 술에 취해 자살한 걸로 위장됐고 김희우의 몸은 옥상에서 떨어졌다. 이때 저승사자(차주영)는 김희우 눈앞에 나타나 조태섭을 잡는 조건으로 목숨을 하나 더 줬다.

김희우는 "이승에도 지옥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약속했고 인생 2회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희우는 15년 전으로 회귀했다. 가장 먼저 돌아가신 부모님을 찾아갔고 다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조태섭을 옭아매기 위해 천천히 또 완벽한 준비를 시작했다.

첫 회부터 주인공의 사망…웹툰 원작 매력 살릴까

먼저 작품은 스피디하게 진행됐다. 오프닝부터 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하게 표현됐고 선과 악을 명시했다. 또 불필요한 군더더기 같은 소재는 최소화하면서 드라마의 속도감을 강조했다. 이준기의 시원시원한 액션과 연기가 더욱 돋보이게 된 요소기도 하다.

검사 혹은 변호사가 적폐를 해소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는 흔히 시청자들을 만났다. 여기에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차, 회귀라는 소재를 가미해 신선함을 더했다. 회귀물은 웹툰, 웹소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다. 주로 1020세대에게 소비됐지만 아직까지 안방극장에는 희소성이 있는 아이템이다. 이에 4050세대 시청자들이 회귀물의 매력을 느끼게 될지 이목이 모인다.

이유 있는 한철수 감독의 이준기 사랑

메가폰을 잡은 한철수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이준기에게 두 번이나 섭외 제안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철수 감독에게는 이준기가 유일무이한 주인공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준기 역시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베일을 벗은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그야말로 이준기의 일당백이다. 원톱물이라는 부담감 속에서 극을 온전히 이끌면서 다시 주연의 입지를 증명했다. 특히 비주얼적으로 15년 전으로 돌아갔다는 개연성을 뽐낼 수 있는 남자 배우는 흔치 않다. 2년 만의 복귀에도 이준기는 변치 않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울러 이준기가 스스로 가졌던 '자기복제'에 대한 우려도 씻을 수 있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일지매'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무법 변호사' '악의 꽃' 등 액션과 드라마 장르에서 많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연기가 나오리라는 기우가 있었다.

그러나 '어게인 마이 라이프' 속 이준기를 보고 있자면 전작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만화 캐릭터처럼 생동감 넘치면서도 전략적으로 인생을 지휘하는 인물 김희우의 매력이 이준기를 만나 더욱 극대화됐다.

단숨에 금토극 1위, 김희선 주연작 '내일'과 정면 승부

이날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8%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방송하는 MBC '내일'은 5.4%를 기록했다. 두 작품의 시청률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tvN '별똥별'이 오는 22일 첫방을 앞둔 만큼 당분간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내일'의 정면승부가 예고됐다. 두 작품 모두 '저승'을 다뤘지만 장르적인 차이가 있어 마니아 층의 이동으로 시청률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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