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새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에 오른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1년 차 당청 관계와 여소야대 정국의 원내 전략을 이끌게 됐다. 윤석열 정부의 초석을 닦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권 의원에게 부여된 과제는 어느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소통과 협치야말로 새 원내대표가 보여야 할 리더십이다.
권 의원은 8일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적 의원 110명 중 102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81표를 얻어 21표를 얻은 조해진 의원을 큰 표차로 제쳤다. 집권 초기 안정적 국정 운영과 당청 관계를 원하는 의원들의 밀어주기 선택으로 윤 당선인의 친정 체제 구축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권 신임 원내대표로선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들과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당대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윤핵관 견제 분위기는 일단 가라앉았으나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다시 불거질 여지도 없지 않다. 특히 대통령 측근이란 위치가 당청 간 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자칫 ‘오더 정치’ 아니면 ‘호가호위 정치'라는 비판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권 대표도 이를 의식해 “윤핵관에서 홀로 서기 중이다”며 대통령에게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할 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야 관계도 막중한 과제다.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무총리와 장관 인사청문회 등으로 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170여 석의 민주당을 상대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를 어떻게 법제화하느냐도 난제다. 잘못하면 2024년 총선 때까지 여야가 정쟁만 벌이며 허송세월할 수도 있다. 강한 리더십을 강조한 권 대표가 강 대 강 대치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에 매몰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필요한 것은 강한 리더십이 아니라 협치의 리더십이다. 여당의 협치 노력이 야당의 발목 잡기로 무산되면 국민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