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미래산업을 위한 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인수위 고위 인사가 재계 총수를 만난 건 처음이다.
안 위원장은 8일 현대차그룹의 핵심 연구시설인 남양연구소에서 정 회장을 만나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1980~1990년대 먹고살 수 있었고, 김대중 대통령의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 벤처 붐을 통해 2000~2010년대를 먹고살았다면 이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다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되는 상황"이라며 "그중 하나가 모빌리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지금은 정부의 역할도 바뀌는 시기"라며 "예전 정부는 한국 경제나 기업이라는 큰 수레를 앞에서 끌고 갔다면,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5년간 새 정부의 청사진을 그릴 때 어떤 도움을 주면 될지 말해준다면 철저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정 회장은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새 정부의 신기술 및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며 “현대차그룹 임직원 모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 자율주행차인 로보셔틀 ‘쏠라티’에 탑승해 행사장인 현대디자인센터까지 이동했다. 쏠라티에는 주행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차량을 운전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이후 안 위원장과 정 회장은 로봇개 ‘스팟’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스팟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이다. 스팟은 지난해부터 자동차 생산현장에 투입돼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고, 미국에서는 화재 진압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정 회장과 친환경차 및 미래 모빌리티 개발 현황, 관련 산업 발전과 인력 육성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이을 국가 전략산업이자 과학기술중심국가 건설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의미 있는 과학기술 현장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