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정부가 2025년까지 추진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본격 시작되며 미개척지를 둘러싸고 NHN과 KT, 네이버 등 대기업의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민간 시장에 세를 불리기 위한 힘싸움에 들어갔다. 클라우드업계는 예전부터 "일하기 좋은 곳"으로 불리며 우수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온 터라, 기업들의 인재 확보 영입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8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NHN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가 지난 1일 각각 NHN과 KT에서 분사하며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의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국내에 첫 데이터센터를 열고 한국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기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시장에 국내 기업 등이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클라우드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막대한 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4,820억 달러(약 593조 원)에서 2025년 8,375억 달러(약 1,032조 원)까지 2배 가까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3조7,000억 원에서 11조6,000억 원으로 3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에겐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매력적이다. 이미 아마존(AWS)이 60% 이상을 장악한 민간 시장과 달리 해외 업체에 배타적인 데다 행정안전부가 2025년까지 1조6,000억 원을 투입,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정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계약 총액은 약 1,222억 원, 올해 1분기에만 2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행안부와 지자체 발주 구축형(SI) 사업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관련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출범과 동시에 대규모 경력직 공채를 시작했다. 재택근무 '주4일'과 자유 출퇴근제, 30분 단위 휴가 등을 도입하는 한편, 입사자 전원에게는 200만 원의 웰컴 보너스를 제공한다. 김해, 순천 등에는 인터넷데이터센터를 확장해 인프라 기반을 확보하고 R&D 센터,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지역 인재 생태계 또한 넓힐 계획이다. 향후 일본과 미국에도 진출하는 등 오픈소스 역량을 활용해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KT클라우드도 KT와 비슷한 수준의 기본급과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면서 개인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를 신설했다. 서울 강남에 본사를 마련하고, 연말까지 500명 규모까지 몸집을 불릴 예정이다. 신입 채용도 코딩으로 1차 전형을 치르는 등 서류와 스펙을 배제한 실무형 인재를 뽑아 2026년까지 매출 2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009년 분사해 일찍이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해온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업, 공공, 금융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직군별 상시 채용을 진행 중으로, 최근에는 구직자의 피싱 피해를 우려해 채용 절차 지원을 따로 안내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