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출사표' 김은혜 "'윤심' 때문에 결심? 내 나이가 몇인데"

입력
2022.04.07 13:30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출마 선언까지 내가 결정, 책임도 내가 진다"
"유승민, 정계은퇴 고민한 분...선거 명분 내가 앞서"
'불쏘시개용' '붐업용' 지적에..."사력을 다할 것"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권유, 이른바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니다. 지금 나이가 몇인데, 내가 결정했다"고 7일 반박했다. 또 김 의원의 출마가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을 잡는 '저격용' 혹은 '불쏘시개용'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출마를 결심한 만큼 선거에서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기지사 출마 결심에 대해 "최근 당의 여러 갈래에서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도 권유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면서 "출마 선언하기까지는 제가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 나이가 몇인데, 제가 책임을 지는 거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에게 경기지사 도전하겠다고 하니 뭐라고 하시던가'라는 질문엔 "다른 후보님들한테 했다는 얘기와 비슷하게 하시더라. '이왕 결심했으면 열심히 해보라'는 정도였다"면서 "아주 섭섭하더라"고도 했다.

또 김 의원은 '인지도나 중도층 어필 면에서 거물급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하는데 초선의 김 의원 출마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선거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명분"이라며 "출마 명분에서 제가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 전 의원을 존경하고 있다. 그렇지만 선거는 선거"라며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번 선거에 나오기 전에 김은혜에게는 경기도의 고민이 있었고, 유 전 의원은 정계 은퇴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미묘한 차이가 저는 이번 경선과 나아가 본선에서도 상당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히딩크'보다 '철의 여인'이 실질적 성과 가져올 것"

김 의원은 경기도의 '철의 여인'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의 히딩크가 되겠다고 했는데 철의 여인 중 누가 더 센가'라는 질문에 "철의 여인은 혼자하지 않는다. 경기도의 발전은 경기도 단독으로 되지 않는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지하철 하나만 놓는다고 하더라도 광역철도로 가면 서울시와 협치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보궐선거 때부터 일해왔기 때문에 협치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도 국민의힘 중진인데 협치가 가능하지 않겠나'는 지적에 "저는 그동안에 호흡을 맞춰왔던 '원팀'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오 시장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로부터 협조를 받아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제가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기 때문"이라면서도 "'윤심'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민심'을 잡기 위해 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은 철의 여인"이라고 말했다.

결국 '윤핵관인가'라는 질문에는 "지근거리라고 하는 것은 대변인이기 때문에 당선인의 의중을 항상 알아야 하고 그 부분에 대한 현안에 대해 얘기가 오갈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윤핵관이라고 하면 저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면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줬던 모든 분들을 '윤핵관'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김 의원의 이번 출마를 두고 6·1 지방선거의 '불쏘시개용' '붐업용'이라고 비판하는 것에는 "저는 사력을 다해 경기도 전역을 누빌 것"이라며 제가 분당 판교에서 지역구 생활을 했는데 정치는 말보다 발이 더 중요하다"며 "선거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에서) 민주당이 경기도에서 5% 가까이 앞섰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험지"라고도 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