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호흡을 맞출 ‘경제 원팀’ 윤곽이 나왔다. 외교ㆍ안보 라인도 막바지 검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쯤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1차 내각 인선이 공개될 전망인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의 막판 조율이 변수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5일 “이번 주 후반 1차 내각 인선을 발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와 외교안보팀 명단이 먼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 개편안 확정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현행 정부조직도를 기준으로 2~5배수씩 국무위원과 장관급 인사 후보군을 추려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다만 그는 “아직 낙점된 후보는 없다”고 했다.
한 후보자를 필두로 한 '1기 경제팀' 퍼즐은 거의 완성됐다. 우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능력이 보장된 데다, 현역 국회의원이라 국회 검증 정국 통과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은 금융위원장을,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아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가 비중 있게 거명된다.
외교부 장관도 박진 국민의힘 의원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은 4선 중진에 외교부 출신인 박 의원의 식견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초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외교부 수장 하마평에 올랐지만, 국가정보원장이나 주미대사를 맡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유력한 대통령 안보실장 후보이고, 통일부 장관엔 김병연 서울대 교수를 인선하기 위해 윤 당선인 측이 공을 들이고 있다. 국방장관 후보로는 이종섭 전 합참의장, 김용우 전 육군 참모총장과 합참 작전본부장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이름이 나온다.
다른 부처 장관들도 순차적으로 발표해 내주 중 인선을 최대한 마무리하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 배제’ 기조 아래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선거 관리 업무를 이끄는 행정안전부 장관도 관료 출신에게 맡기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다시 정치인 출신으로 기울면서 윤한홍ㆍ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노동부 장관으로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게 부상했다.
다만 윤 당선인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안철수 위원장 간 최종 협의가 변수다. 윤 당선인은 최근 안 위원장에게 내각 구성 초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한 만큼, 초대 내각 인선에 안 위원장 뜻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결국 안 위원장이 누구에게 힘을 싣느냐에 따라 인선안이 막판 출렁일 수 있다. 2, 3개 부처 장관은 안 위원장 측에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맞물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행안부 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고,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과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꾸준히 입각 후보군에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