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부차에서 집단학살을 벌였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조작됐다는 러시아 측 반박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 점령 시기에 민간인으로 보이는 이들의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된 위성사진이 속속 공개되면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민간위성업체인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의 부차 점령기인 지난달 9~11일 야블론스카 거리에서 사람 몸 크기의 검은 물체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물체들의 위치는 이달 2일 우크라이나군이 부차를 탈환한 뒤 민간인 복장의 시신을 발견한 지점과 정확히 같고, 분석 결과 이 물체들이 3주 이상 같은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 집단학살을 사후에 연출했다면 시신을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옮겨왔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또 부차 길거리에 버려진 두 대의 차량 앞에서 발견된 시신의 경우에도 지난달 2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AFP통신도 해당 위성사진에서 러시아의 부차 점령기인 지난달 11일 이후 최소 11구의 시신이 야블론스카 거리에 등장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스티븐 우드 맥사 테크놀로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부차에서 수집된 맥사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거리에 누워 있는 시신들이 수주 동안 방치돼 있던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시신들의 모습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완전히 철수한 뒤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시신이 거리에 안치됐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사진들이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들에 의해 조작됐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4일 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거부됐다. 대신 유엔 안보리는 5일 예정된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