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과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기로 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현 정부의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로 산림이 훼손됐다면서 “인수위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국정과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 기조에 맞춰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급격히 늘린 것이 패착이었다고 공개적으로 각을 세운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현실을 고려치 않은 끼워 맞추기식 정책 실행이 낳은 부작용”이라고도 했다.
인수위는 7개 분과가 보고한 국정과제 초안을 토대로 115개 국정과제와 587개 실천과제를 취합했다. 이 중 30~50개 수준으로 '핵심' 국정과제를 추려 오는 25일까지 최종안을 완성한 후, 다음 달 초 발표한다. 국정과제 선별 과정에서 현 정부를 반면교사 삼으라는 게 권 부위원장의 주문인 셈이다.
다만 인수위는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의 대선 공약을 국정과제에 반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국정과제를 추리는) 후속 작업에서는 꼭 필요한 과제인데 반영되지 않은 것과 민주당 등 다른 정당 공약도 포함해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약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후속 조치에도 착수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실질적 형사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법무부는 업무보고에서 시세 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에 준해 엄정히 법률을 적용하고, 검사의 구형도 상향시키고, 범죄 수익도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현재 비(非)직제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법무부의 계획이다.
한편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4대강 보(洑) 해체ㆍ개방과 이재명 전 후보 연루 의심을 받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 계획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때인 2015년 성남시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부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단번에 4단계나 올려준 데 대한 특혜 논란이 대선 기간에 불거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