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년 4개월간 18억 원의 고문료를 받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재직기간 중 에쓰오일 사외이사를 겸임하면서 약 8,00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지난해 3월 말 임기 3년의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에쓰오일은 한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배경과 관련해 "국무총리와 한국무역협회회장을 역임해 산업 전반 및 통상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이사회 운영 및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이 100%였는데, 모든 안건에 찬성 입장을 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기 직전인 지난 1일 '일신상의 사유'라는 이유를 들어 자진 사임했다. 한 후보자의 에쓰오일 사외이사 재직 기간은 김앤장 고문을 지낸 시기와 겹치는데, 법적으로 사외이사 겸직은 가능하다.
에쓰오일은 한 후보자에게 매월 급여 666만7,000원를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한 후보자의 급여는 에쓰오일의 다른 사외이사와 같은 액수다. 사외이사 재직기간이 약 12개월임을 감안하면 8,000만 원 정도를 수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후보자는 에쓰오일로부터 정기급여 외에 지난해 회의 참석비로 200만 원을 받았다.
한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 회의에서 "한덕수 지명자가 김앤장에서 18억 원을 받은 것에 대해 국민이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법률가가 아닌 전직 고위 관료가 김앤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국민이 궁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 3,500여만 원이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도덕과 양심의 기준에 맞는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고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