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지금은 전시... 단결·통합 없이 극복할 수 없어"

입력
2022.04.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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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화개장터' 소개하며 통합 강조
김태일 총장 사퇴 논란에 대해 말 아껴
윤 당선인 4·3 추념식 참석도 '통합' 행보

"지금 국제적, 국내적인 정치·경제·사회 위기들은 전시와 다를 바 없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국민의 단결과 통합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민통합위 간담회에서 '국민 통합'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칼럼을 쓴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어수선해진 위원회 분위기를 다잡은 것이다. 윤 당선인이 '국민 통합'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 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날 공식 활동을 시작한 통합위는 사회 통합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통합위 간담회를 주재했다. 먼저 우리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전시에 준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전쟁 때 국민이 일치단결하지 않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가 없다"며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고 통합을 해치는 것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세력인지 (알고) 우리가 막아 국민이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당선인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이 갈등과 분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모아나가자"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가수 조영남씨의 노래 '화개장터'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영·호남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되겠다는 생각에 '화개장터' 노랫말을 써 조씨에게 불러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여러 번 강권한 끝에 조씨가 곡을 붙여 불렀는데, 그분 가수 생활 50년 동안 최고의 히트곡이 됐다"며 "국민들 마음속에 은연중에 '전라도와 경상도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 있었기에 그 노래가 환영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회의에선 정치분과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하루 만에 사의를 밝힌 김태일 총장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만 했다. 인수위 측은 김 총장의 거취와 '여가부 폐지 반대' 칼럼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이 오는 3일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도 국민 통합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지난달 4·3평화공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이)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며 대선 후 추념식 참석을 약속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다.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