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술에 취한 채 60대 남성을 폭행한 2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0일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A씨를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베이지색 코트 차림으로 경찰 호송차를 타고 오전 8시쯤 검찰에 도착한 A씨는 '왜 폭행을 했나' '지하철에 침은 왜 뱉었나'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이달 16일 오후 9시 46분쯤 가양역으로 향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에서 B씨의 머리를 스마트폰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전동차 내부에 침을 뱉었고, 이에 B씨가 A씨의 가방을 붙잡고 내리지 못하게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진 와중이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엔 여성이 남성 머리를 휴대폰 모서리로 여러 번 내리쳐 남성이 머리에서 턱까지 피를 흘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은 '지하철 9호선 특수폭행 영상' 제목으로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졌다.
경찰은 A씨를 입건해 조사하다가 A씨 주거지가 불분명하고 혐의를 부인하는 등 구속 수사 필요성이 제기돼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24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B씨의 쌍방폭행 사실도 확인했지만 정당방위로 판단해 불송치했다.
A씨는 구속이 정당한지 가려 달라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도로 취하했다.